접속한지 오래 된 아이디도 아니었다. 기껏해야 며칠 전에도 접속했던 아이디었다. 다른 사이트에서도 쭉 사용하던 주 아이디였기에 빛의 속도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엔터키를 눌렀다.


 평소와는 다른 화면이 뜬다. 응? 아이디 보호 조치?? 처음엔 그저 '비밀번호를 변경하세요'와 같은 페이지인줄만 알고 스크롤을 내렸다. 그런데 캡쳐와면에 보이는 것은 내 닉네임. 그리고 옆에 있는 게시글의 제목은 '바다이야기...#$(%' 어안이 벙벙하다. 정말로 이런 글이 내 아이디로 올라갔다고? 에이 설마 해킹은 아니겠지. 어쩌다 닉네임이 같은 것 아냐? 여러가지 생각이 오갔다.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겠지만 "나는 아니겠지" 라는 생각이 증거자료 앞에서도 뿌리깊게 박혀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디 보호를 해제하고 '내 소식'에 뜨는 카페 강제탈퇴 안내를 보고서야 '헐....' 이라는 말이 나왔다. 다행히 중요 자료를 저장해둔 메일이 있지도 않고, 다른 아이디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카페도 잡다한 것 몇가지 뿐이었지만, 얼굴이 화끈거렸다. 내가 스팸글을 올리다니, 아니 '내 아이디'로 스팸글이 올라가다니!


 다음 카페나 몇개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스팸글'에 대해서는 정말로 지독한 분노를 가지고 있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이걸 뿌려서 뭘 얻겠다는건가 궁금했다. 스팸글임을 뻔히 아니까 조회수도 얼마 되지 않는 상태에서 '빛삭'이 되고 마는데, 차라리 오묘하게 홍보글을 올리는 일이 더 효과가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다. 이런 글을 올리는 아이디는 평생 사이트 접근을 막아야해!! 하고 매번 스팸신고를 꾹꾹 눌러대곤 했다.


 이런 상황을 겪고 나니, 어째 카페에 올라온 스팸글이 남 일 같지 않다. '혹시 이 사람도...?'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더 많은 스팸글이 올라가지 않도록 아이디 보호를 해준 네이버에게 눈물나도록 감사했다. 아니, 고객의 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으니 욕을 해야하는 것이 맞나? 어렸을때부터 쭉 사용해온 아이디에, 비밀번호도 다 비슷하기 때문에 냉큼 다른 사이트의 비밀번호를 바꿨다. 비밀번호를 변경하라는 페이지가 뜰 때 미리미리 조심했으면 좋았을 걸. 

 
 겪어봐야 안다, 는 말은 백번이라도 옳다. '사람들 공지 안읽는건 불치병이야-_-' 라며 쓴소리를 내뱉던 나도 포털사이트의 공지는 깨끗하게 무시하고 있었다. 그래도 중요 정보를 빼가는 것이 아닌, 스팸글을 올리는 용도로 사용될 정도의 해킹인 것 같으니 조금은 안심이다. 아아- 무서운 인터넷의 세계. 오늘의 교훈은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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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너구리 티스토리 블로그 시작  (0) 2010.08.03
Posted by 규루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