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연극 동치미를 보고 왔다. 이 더운 날씨에 '가족애'를 그린 슬픈 연극이라니,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보고 왔다.
원래 가족이 주제인 영화나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뻔하기 때문에, 그리고 너무 억지로 울리기 때문에. 게다가 꼭 누군가가 죽는다는 설정도 유치하다. 싸우기도 하다가 -> 갑작스럽게 위기가 찾아온다 -> 뒤늦게 사랑을 느끼지만 누군가 죽음 -> 후회하고 아파하며 엉엉 운다. 물론 마지막에 아주 감격스러운 장치(편지를 남기거나, 그동안 쭉 뭘 해왔던걸 발견하거나)가 있으면 마지막에 더 눈물을 짜낼 수 있다. 아아, 이런 이야기를 보는 데 내 시간을 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연극 '동치미' 역시 이 레파토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주제를 다룬 연극 중 가장 인상깊게 봤던 것은 '눈 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그 연극은 두번이나 봤다. 역시 마지막은 가슴아프지만, 억지로 '불쌍함'을 나타내지 않는 유쾌함과 자연스러운 설정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 진짜 가족이라면 이렇게 하겠지' 라고 생각했던 연극이다. 그런 면에서 동치미는 조금은 과장된 설정이 많다.
일단 자식들간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셋째가 가장 아빠와 친하다는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언니와 오빠를 무조건 미워하는 감정이 잘 와닿지 않는다. 물론 '아빠에게 잘못한게 있으니 언니오빠들 나빠!' 까지는 이해가 가는데, 마치 '너희는 우리 가족과 상관이 없어, 다들 끼어들지 마' 라는 태도는 어쩐지 이상하다. 언니와 오빠의 존재도 '사건'만 있을 뿐 전혀 특성없는 캐릭터같다는 느낌을 준다. 들어왔다 나왔다 많이 나오긴 하는데 딱히 극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도 않는다.
처음엔 훈훈하게, 중반부엔 '부모의 무한한 사랑'을 느끼며 절절함을 느끼게 하다가 마지막에 너무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아쉽다. 급하게 가지 않았으면 잔잔하게 슬픔을 줄 수 있었을텐데 후반부 배우들의 감정을 따라가기가 조금 벅차다. 게다가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법하지 않을, '눈물'만을 위한 상황이라니! 극적이어도 너무 극적인 것 같다.
쓰다보니 완전히 연극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같이 간 사람을 비롯해 내 주위 모든 사람들이 코를 훌쩍거리며 울었고, 나도 보고나서 '엄마한테 앞으로 잘 할거야' 하며 다짐했다. 오랜만에 가볍지 않은 훈훈한 연극을 보니 좋구나. 집에 돌아가서 아빠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연극이다. 누가 뭐래도 가족이 가장 소중한거니까.
처음엔 훈훈하게, 중반부엔 '부모의 무한한 사랑'을 느끼며 절절함을 느끼게 하다가 마지막에 너무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아쉽다. 급하게 가지 않았으면 잔잔하게 슬픔을 줄 수 있었을텐데 후반부 배우들의 감정을 따라가기가 조금 벅차다. 게다가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법하지 않을, '눈물'만을 위한 상황이라니! 극적이어도 너무 극적인 것 같다.
쓰다보니 완전히 연극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같이 간 사람을 비롯해 내 주위 모든 사람들이 코를 훌쩍거리며 울었고, 나도 보고나서 '엄마한테 앞으로 잘 할거야' 하며 다짐했다. 오랜만에 가볍지 않은 훈훈한 연극을 보니 좋구나. 집에 돌아가서 아빠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연극이다. 누가 뭐래도 가족이 가장 소중한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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