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은 꼭 서울연극센터에 간다. 매달 나오는 '대학로 문화지도'를 가지러. 기념처럼 모으기 시작한 대학로 문화지도가 어느새 내 책장에 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8월 대학로 문화지도의 표지를 장식한 사진은 아트원씨어터 건물. 음.. 안예쁘다. 얼마전부터 대학로의 건물들을 하나하나 찍는 것 같은데, 별로다! 몇번 굉장히 예쁜 표지가 나왔고, 지도도 바뀌고 하길래 좋아했는데 최근 문화지도는 매력적이지 않다.
서울연극센터 안에는 각종 공연들의 팜플렛들이 놓여 있고, 의자와 테이블도 있고, 공연을 예매할 수 있는 컴퓨터들도 있다. 커피 빨대가 뜨거워질 정도로 더웠던 오늘. 더위를 피하려고 들어온 사람들과 공연 정보를 얻기 위해 들어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항상 이 앞에 선 사람들을 보면 대형마트를 보는 것 같다. 그리고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모인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괜히 친근하다. 이건 어떨까, 저건 또 뭐지? 하며 팜플렛 앞을 서성이는 사람들이 궁금하다. 이들은 오늘 어떤 공연을 보러 갈까?
슬쩍 물러서서 사진을 찍는데 외국인이 나를 불렀다. 컴퓨터 화면을 보여주며 '여기 어떻게 가는지 아느냐'고 묻는다. 지도를 보니 혜화역 주변 어딘가이긴 한 것 같은데... 잘 모르는 곳이다. 게다가 약도도 굉장히 불친절하다. 허걱 ㅠㅠ 나는 당황했다. 이왕이면 내가 아는 곳을 물어봐주지, 하는 생각과 함께 '이걸 영어로 대답해줘야해?'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 여긴 한국이고 나는 한국인이라구! 나는 당당하게 "어라? 여기가 어디지? 저 잘 모르겠어요" 하고 대답해줬다. 그런데 이사람, 알아듣더라.
아무튼 8월 문화지도도 가져왔으니, 당분간 '아...가지러 가야하는데' 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음주쯤 시간이 나면 또 연극보러 가야지.
